<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사회 '말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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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국내 결혼이주 여성들이 봉사단체를 조직해 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말 걸기'를 시도하고 있다.

   스리랑카, 일본, 태국, 몽골,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결혼이주 여성 10명은 지난 9월 'talk to me'란 단체를 꾸렸다.

   결혼이민자여성평등찾기가 설립한 다문화 강사 파견 사회적 기업인 '플러스마미'에서 다문화 강사로 활동하는 이들은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좀 더 다가가고 싶어했던 것.
이 단체 대표인 스리랑카 출신 이레샤(35.여) 씨는 "외국 출신인 우리가 한국 사람들과 가까워지기가 쉽지 않다"며 "한국인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우리 스스로가 직접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에게 말을 걸어줘'란 뜻의 이름을 단체명으로 삼은 것은 바로 한국사회와 소통하고 싶은 결혼이주 여성의 바람이 담겨 있다.

   좋은 뜻을 갖고 'talk to me'를 만들었지만 봉사활동을 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외국인이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이레샤 씨가 여러 기관과 단체에 자원봉사의 뜻을 비쳤지만, 상대방은 전화상 들려오는 그의 낯선 억양에 '외국인은 좀…'이라며 거절했던 것.

   어렵사리 한 단체의 소개로 송파구의 노인요양센터와 인연을 맺게 된 'talk to me' 회원들은 봉사 첫날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센터의 노인뿐 아니라 이들은 보러 왔던 가족들이 이들 모습에 '웬 외국인들이…'라며 눈의 휘둥그레져서다.

   이레샤 씨는 "나이 든 어른들과 외국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대화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봉사를 통해 만나게 되면 서로를 쉽게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talk to me' 회원들은 매달 둘째, 넷째 일요일에 이곳 치매 노인의 식사 수발을 들어주고 있다.

   이들은 또 서울역 노숙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봉사활동도 했다. 다문화 강사인 만큼 식사 전 결혼이주 여성의 삶에 대해 강연도 했다.

   이레샤 씨는 "한 할머니가 식사를 가져다 줬을 땐 아무 말 없다가 다시 가서 필요한 것 없느냐고 물어보니 수고한다고 말하더라"며 "한 번도 외국인과 대화하지 않아서 우릴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그 편견만 없애주면 소통이 된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한국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가려면 '다문화'란 명칭을 떼야 한다고 다소 역설적인 주장을 했다.

   그는 "우리를 다문화 가족이라고 하는데, 저는 외국인이니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 자식들에게 '다문화 2세'란 말을 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를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고 이 사회 일원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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