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봉사단체 '톡투미', '도움만 받는다는 선입견 깰 때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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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다문화가정은 '어렵다,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어요.(이레샤씨)"

"벽을 깨고 옆집에 이사 온 아줌마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여지고 싶어요.(우싸운맹씨)"

11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한 시민단체 사무실. 한편에 마련된 회의실에서 만난 톡투미 대표 이레샤(38·여·스리랑카)씨와 운영위원 우싸운맹(39·여·태국)씨가 소박함 꿈을 내비쳤다.

'내게 말을 걸어 달라'라는 의미의 '톡투미(talk to me)'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약자가 아닌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주체가 되고 싶은 결혼이주여성 20여명이 모여 만든 자치봉사단체이다.

톡투미는 서울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 장미승)가 선정한 우수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선정돼 이달부터 10월까지 저소득층 아동을 돕는 봉사활동을 실시한다.

특이하게도 이주여성들이 봉사활동 수단으로 택한 것은 재활용 헝겊인형. 청소년들과 함께 인형을 만들면서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함께 만든 인형을 팔아 저소득층 아동을 위해 쓰는 것이 목표다.

재활용 헝겊인형의 이름은 '모니카'. 서양 여자아이의 이름 같지만 '머니까(멀리서 왔다)'라는 우리말에서 따왔다. 이주여성들과 한국사회와의 거리감을 나타나면서도 그 거리감을 인식하고 줄여나가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다.

공식 봉사활동은 1일 강남의 한 중학교에서 진행됐다. 외국인이라고 꺼리던 아이들과 바느질을 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했다. 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부모들간의 관계도 개선됐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은 어머니와 함께 참여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이들은 21일 강남 언북중학교와 압구정중학교에서 모니카인형 만들기 봉사활동에 나선다.

우싸운맹씨는 "우리들을 낯설어하고 함께 자리한 엄마를 꺼려하던 아이들이 한땀한땀 바느질을 하면서 엄마와 우리와 가까워졌다"며 "엄마와 아이들의 대화를 이어주고 다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시켰다"고 자평했다.

이주여성들이 자원봉사에 나선 이유는 이방인이 아닌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 먼저 벽을 깨야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한국생활 10년차라는 이레샤씨는 "한국 생활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다가는 것이었다"며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면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동안 항상 언론에서는 항상 '다문화가정은 어렵다, 도움 받아야 한다'라는 이야기만 한다"며 "항상 도움 받아야 하는 약자라는 편견을 깨고 우리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레샤씨는 8년전부터 다문화강사로 활동하면서 청소년들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을 깨고 후배 이주여성들의 한국 정착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5년차라는 우싸운맹씨도 "힘든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우리도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어엿한 5년차 베테랑 다문화강사다.

이들은 지난해 텔투미를 결성한 뒤 처음 한 봉사활동은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설거지와 식사대접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봉사활동을 흔쾌히 받아들였던 단체들도 "강사가 외국인"이라는 말을 덧붙이자 일정이 꽉찼다고 말을 바꿨다. 12개 단체를 접촉했지만 승낙을 한 단체는 1개에 불과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출신국은 모두 아시아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피부가 검다. 이때문에 많은 한국사람들이 자신들을 미국계 흑인으로 잘못 이해한다고 섭섭해 했다.

우싸운맹씨는 "처음에 노인들이 '검둥이가 왜 왔냐'고 꺼려할 때 좌절했다"면서도 "봉사가 끝날 때 '내 딸보다 더 낫다'라는 말을 듣고 희망을 얻었다"고 떠올렸다.

각각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둔 두 사람은 다문화가정이 한국사회에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렵다고 피하지 않고 앞장서서 편견을 깨간다면 차별 없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검둥이라고 손가락질 할때 아이가 뒤로 숨었지만 열심히 활동하다 보니 아이들이 엄마를 이해하고 존경한다"며 "지금은 손가락질을 하면 엄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최고다'라고 말한다"고 밝게 웃었다.

남편 하나만 믿고 먼 타국으로 건너왔다가 여려움을 딛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 이들이 펼치는 또하나의 이웃사랑은 그들의 하얀 치아처럼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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